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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7-06-12 작성자 솔리스톤 욕실
제목 EBS 공부방 화장실
MBC 장애우의 집에 이어서 우리욕실 부산지사가 EBS와 경남 함안 공부방 화장실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어지간히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선조들이 가르친 처세법이고


 극단적인 투쟁을 피하라는 삶의 지혜입니다.


생각을 돌이켜 집착하지 마십시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에 속지 마십시오.


전 늘 산에서 나무를 베고 살기 때문에 잘 압니다.


아무리 찍어도 꿈쩍도 하지 않을 만큼 중심이 확실한  나무가 너무나 많습니다. 제 뜻대로 하겠다는 고집을 버리십시오.


 


더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더울 때 덥지 않고 춥다면 이것은 기상이변이고 생태계에 커다란 이상을 가져옵니다.


더울 땐 덥고 추울 땐 추워야 합니다. <벽암록>에 보면 이런 문답이 나옵니다.


 


어떤 스님이 동산양개 선사에게 묻습니다.


‘몹시 춥거나 더울 땐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선사는 ‘추위나 더위가 없는 곳으로 가면 되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이에 ‘어느 곳이 추위와 더위가 없는 곳이냐’고 재차 묻습니다.


동산양개 선사는 ‘추울 때는 네 자신이 추위가 되고 더울 때는 네 자신이


더위가 되라’고 타이릅니다.


 


자신의 맡은 바 일에 열중하면 더위를 모릅니다.


일없는 사람이 더위를 더 느낍니다.


용광로 옆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겐 더위가 범접할 수 없습니다.


이 무더운 날씨에 제철소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근로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겐 더위가 접근하지 못합니다. 그 자신이 더위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수해 복구현장에 가보면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해 뙤약볕 아래를 하염없이


떠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흙더미에 묻힌 가재도구를 하나라도 더 건지려


불볕더위 속에서 땅을 헤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피붙이를 구해야겠다는,


살아야겠다는 일념 때문에 더위를 느끼지 못합니다.


 


머지않아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이런 더위도 저절로 자취를 감출 것입니다.


지금 한시라도 곁에 없으면 못 견뎌하는 선풍기와 에어컨이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됩니다.


모든 현상은 한때입니다. 이 현상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영원히 지속되는 고통이라면  누가 감당할 엄두를 내겠습니까.


언젠간 사라질 것이니까 극복해야겠다는 의지도 생깁니다.


더구나 우리가 살아있으니 이런 더위도 느낄 수 있는 법입니다.


 


살아있음은 그때그때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삶의 모습입니다.


   -   법정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