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업계 "짝퉁브랜드"판친다
보도일 2008-02-19
 프랜차이즈 '짝퉁 브랜드' 판친다

 


중국만이 '짝퉁 천국'이 아니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짝퉁' 브랜드가 판을 치고 있다.


이로인해 적지않은 자금과 인력을 들여 브랜드를 개발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경우 제대로 가맹점사업 조차 못한채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아이템은 물론이고 브랜드-인테리어-홈페이지까지도 베끼는 경우가 다반사다.


한 업체가 대박 상품을 내면 제품의 내용물이나 용기 등을 비슷하게 흉내낸 미투 제품은 물론이고 상표마저 모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유사 카피 브랜드, 시장 잠식-업계 신뢰도 마저 떨어뜨려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는 식의 업계 상도의가 무너진지 오래고, '된다' 싶은 카피 브랜드가 하루밤 사이에도 여러개가 생기면서 소비자들의 혼란 마저 부채질하고 있다. 이같이 우후죽순식으로 생겨난 유사 브랜드들은 시장을 급격히 잠식하면서 시장 포화상태를 앞당기게 되고, 해당 업종의 사장화를 가속화시키는 등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 한마디로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브랜드를 개발한 본사는 당신네가 진짜 원조격이냐는 항의에 시달리고 있고, 이로인한 이미지 실추와 매출 감소로 영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점주들 또한 유사상호 때문에 가맹본부가 제공하는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없다는 점에서 피해를 고스란히 안아야 한다.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이용해 무임승차하려는 업체들 때문에 가맹점주와 예비 창업자, 소비자, 우수 가맹본부가 모두 피해를 입게 되는 셈이다. 유사 브랜드가 난립하면서 소비자는 기존 브랜드와 유사 브랜드를 동일시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고 맛이나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소비자는 특정 업체 뿐 아니라 그 업계 전체를 불신해 버리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피해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사업 모델에 대한 보호와 함께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짝퉁 브랜드 근절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꼬리 무는 ‘지적재산권’ 분쟁 
 우리 '노하우를 거저 먹겠다고?


유명 음식점의 맛이 외부로 흘러나가는 일이 적잖다. 마늘 맛과 향을 앞세운 이탈리아 레스토랑으로 꽤 알려진 매드포갈릭도 그런 일을 당했다. 이 음식점은 지난해 말 전북 지역에 비슷한 음식을 파는 식당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현장 확인 결과 피자 위에 마늘튀김 고명을 얹은 마늘피자와 비슷한 메뉴를 아홉 가지나 팔고 있었다. 상황을 알아보니 매드포갈릭의 조리장 출신이 여기서 일하고 있었다.

매드포갈릭은 이 식당을 상대로 지난달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 음식점은 ‘마늘을 가미한 이탈리아 음식은 흔하다’고 맞섰다. 법원은 매드포갈릭의 손을 들어줬다. 논란이 된 마늘 요리법이 영업비밀에 속한다고 본 것이다.

요즘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지적재산권’을 놓고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업체들은 고유한 영업기밀을 지키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고, 법원은 무형의 영업 노하우를 인정하는 판례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 PC방 체인점 ‘존앤존’은 전직 직원들이 유사한 PC방 가맹사업에 나서자 형사고발했다. 퇴사 때 운영 매뉴얼과 상권조사서를 가지고 나가 사업에 이용했다는 것이다. 법원은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유아 미술교육 업체인 ‘미술로생각하기’는 최근 유사한 교육내용과 학습방법을 사용한다며 후발업체 Y사를 고소했다. 홍순재 변호사는 “법원이 지식과 사업 노하우를 독자적인 표현 저작물로 인정하는 추세”라며 “이름표가 붙은 서비스를 따라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프랜차이즈 업계는 좀 뜬다 싶으면 여기저기서 따라하는 ‘미투(Me Too)전략’이 판쳐 업계가 공멸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지적재산권 보호가 절실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투전략’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고질병이다. 찜닭이나 불닭 체인점도 장사가 된다 싶자 10~20여 개의 브랜드가 순식간에 생겨 전국에 열풍을 불러일으켰지만 얼마 못 가 대부분 사라졌다. 비슷한 브랜드가 소비자를 식상하게 만들어 원조와 미투가 모두 망하는 결과에 이른 것이다. 피해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낸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미처 자신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해 놓지 못해 피해를 보는 업체도 늘고 있다. 전골류를 주로 파는 프랜차이즈업체 N사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다. “식사 때 손님들이 입는 앞치마의 상표권을 가지고 있으니 로열티를 내라”는 것이었다. N사가 앞치마 상표권을 등록하는 걸 잊고 있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그 권리를 가로챈 것이었다. 간편식 업체인 B사는 음식을 담아주던 회사의 포장백을 등록하지 않았다가 낭패를 봤다. 이 경우 역시 상표권을 먼저 등록한 사람이 사용료를 요구했던 것이다.

김민철 변리사는 “프랜차이즈 본사에선 기술적 사항과 노하우를 특허로 등록하고 매뉴얼도 저작권으로 올리는 등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며 “상표권도 가급적 폭넓게 등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철재 기자